주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께.
아내의 잇몸수술과 이빨 때문에 한국에 가야 하는 것은 알지만 한국에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달이라는 긴 방학기간은 형제자매들을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그 기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내만 가도록 계획을 세웁니다. 아이들이 가고 싶어해서 이런저런 일들을 잘 하면 혹시 가
게 될 때 데려가겠다고 약속을 했기에, 아내가 두 아이만 데리고 가도록 했는데, 아내가 험난한 곳에 남편만 두고 갈 수가 없고 같이 갈 수 없으면 안 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변형제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사역보다는 아내가 더 중요하지요. 이빨치료는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문형제님의 말씀이 쐐기를 박았습니다. 더 이상 미루다가는 성수기인지라 비행기표를 붙들 수 없어 11월 말에 표를 샀습니다.
이곳 Key 형제자매들, 시험에 찌들어 아무리 붙들어주려 해도 영적인 감각이 떨어져 보이는 그들을 짧은 기간이라도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섬겨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자매들은 여름학교 등교와 추가시험으로 바빠서 내년 신학기 시작 전에 집으로 부르기로 하고 형제들과만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저희가 너무 힘들고 지쳐서 사실 그들을 부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돌이킬 수 없도록 선포를 하고, 불러서 같이 지내다 보내고 난 이 아침엔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박 2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테이블에 앉아 먹고 자는 일 외에는 말씀을 전하고 토론을 하였습니다.
잘 견뎠지만 이전에 집에 불러서 수영을 즐기게 하고 불고기를 먹게 하던 것에 비해 그렇게 신바람 나 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희 부부 마음 가운데 흑인들은 주님과 비전을 보는 대신에 리더만 보는 것 같다. 책망과 훈련을
소중히 여겨 받지 않고, 소풍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배가 부르고 호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일이라면 행복해하지, 미래와 비전이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남아공 네비게이토 책임자가 나이 40에 8년간의 회장직을 넘겨주는 이취임식이 지난 주 토요일에 있었습니다. 많은 나라들에서 손님들이 왔습니다. 그 중에 아프리카책임자인 무츄아 형제님도 가나에서 왔습니다. 남부 아프리카 책임자가 저희 집 근처에 살기 때문에 그 집에 머무르는 5일간 그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해 만날 수가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이 취임식에서 잠시 만나 교제약속을 했기 때문에 꼭 만나야 했는데 우여곡절을 겪으며 출발하는 날 공항 가기 전 잠시 교제를 했습니다. 교제의 이슈 중 하나는 우리 사역의 열매를 보고자 하시는 게 아닌가 했습니다. 제가 짧은 시간에 사역을 설명할 길이 없어 가지고 있던 Generation Map(영적 세대표)을 보여주었습니다. 갑자기 무츄아 형제님의 눈이 빛났고 많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이들이 모두 학생이냐? 어떻게 이들을 만났느냐? 비결이 뭐냐? 시간이 없어 더 이상 대화를 못 나눴지만 그가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백인들을 위한 새벽시장을 갔습니다. 식구들에게 정서적인 만족을 주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성탄절 전이라 한국의 설 대목장 같습니다. 백인할머니가 오래된 성경책을 살펴보고 계셔서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흑인들에게 비전을 심어줄 수 있겠습니까? 성령님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삶의 본이 중요합니다란 말씀에 격려가 되었고 또 형제들이 세워지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함을 알게 됩니다.
최근의 나의 묵상은 왜 아프리카에서 헌신된 일꾼들이 잘 세워지지 않을까? 흑인 지도자가 흑인들을 보면서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부분의 한국목사님들과 사업가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흑인들에게서 무슨 선한 결과를 기대하겠는가 하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아프리카 각 나라들에서 바람직한 결과들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해답이 아프리카 ENMer들에게서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를 해봅니다.
어제 경건의 시간에 보여주신 말씀을 계속 생각하며 힘을 얻습니다.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사9: 7)." 할렐루야!
아침에는 기분이 한결 낫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12월 10일 이후 한국에서 뵙기를 원합니다. 저희 선교사들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맡으신 기도의 전사님들께 감사드리며 또 기도부탁을 드리렵니다.
▣ 기도제목
1. 남아공 형제자매들이 비전의 사람으로 변화되어 비전에 붙잡히며, 현재보다는 미래와 천국을 소망하는 사람으로 성령님께서 변화시켜 주시고, 그들의 눈들이 열려 삶의 본들을 볼 수 있도록(욜2: 28-29)
2. 짐바브웨에 머물며 사람들을 돕기 시작한 타우형제에게 은혜와 능력을 부어주실 것과 주님께서 그의 장래를 선하게 인도해주시길.
3. 모잠비크의 알프레도형제(대학교수)가 남아공 유학 중에 세계선교에 대한 비전, 배가의 비전, 개인의 중요성에 대한 비전이 생기고 깨달아 모잠비크 UEM 캠퍼스 사역에 드려지는 교수가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