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큰 근심이 있는 것과 마음에 그치지 않는 고통이 있는 것을
내 양심이 성령 안에서 나로 더불어 증거하노니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찌라도 원하는 바로라(롬9:1b-3)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께,
긴 생애를 마치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마음 깊은 곳에 크고도 풀리지 않은 숙제를 남기신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과거 장인이 건강하실 때, 아내는 아버지의 구원을 위해 6개월 동안 한 끼씩 금식하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겨울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저와 아내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말씀으로 아내를 붙드셔서 말씀 안에서 마음의 평안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장모님 역시 작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신 후 병원에 입원하셨고, 회복이 어려워졌습니다.
저희는 외국에 있는 상황이라 곁을 지킬 수 없었고, 아내는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 마지막 복음의 기회를 부탁했습니다.
아들은 이틀간 휴가를 받아 부산 병원으로 달려가, 말씀을 하지 못하시는 할머니 곁에 조용히 앉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 할머니의 소천 소식을 듣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때 아들이 어머니께 전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어머니, 약 한 시간 동안 할머니께 복음을 전하고 기도한 것이 저의 최선이었습니다.
결과는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어머니 마음에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부부는 급히 귀국하여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가족들이 이미 조율해 둔 일정에 따라 불교식 의례로 장례가 진행되었습니다.
마음이 무겁고 복잡했지만,
형제자매들과의 조화를 생각하여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사실, 저희 부부에게 가족의 구원은 수십 년간 간절히 품고 기도해 온 가장 큰 기도 제목이었습니다.
저는 집안에서 처음 예수님을 믿은 사람이었고, 제가 아내에게 복음을 전해, 아내 또한 그 가정에서 처음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내의 가정은 오랜 전통을 지닌 불교 집안이었기에, 저희의 신앙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참 사려 깊은 분이셨습니다. 언제나 저희를 친척들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보호하시고, 저희의 필요를 최선을 다해 채워주셨습니다.
선교회의 방침에 따라 저희는 주일 성경공부와 국정공휴일 수양회를 위해 자녀들을 집에 두고 떠나야 했고,
그때마다 아이들을 돌보아주신 분은 바로 장인 장모님이셨습니다.
매번 먼 길을 오셔서 말없이 수고해 주셨지만, 저희는 감사의 말을 충분히 드리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죄송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 부부는 어머니께 복음을 전하려고 오랜 세월 애쓰며 기도하고 섬겼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장례 후 짧은 일정 가운데, 저와 아들은 연로하신 큰형님의 구원을 위해 함양을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대화는 쉽지 않았고, 복음을 전하려는 제 마음이 앞서다 보니 결국 목소리를 높이게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아버지, 너무 급하셨어요. 큰아버지 말씀을 먼저 들어드리고 공감해 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너무 오랜만의 만남이라,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 말이 제 마음 깊은 곳에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선교사라 할지라도, 가족의 구원이라는 아픔은 피할 수 없음을 이번 일을 통해 더욱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 시기에 저희의 슬픔을 함께 안고 위로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남아공에서의 하나님의 일은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실라(툰라이오), 가브리엘(은치기), 타방(아모) 형제가 같은 비전을 가진 자매들과 아름답게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며, 주님의 제자들을 세우고 비전을 이루겠다는 뜻을 나누고 있어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저희 가정과 사역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가족 구원" 이라는 오래되고도 깊은 기도 제목을 위해 함께 아파하며 중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많은 선교사들과 형제자매들에게 이 편지가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주님의 은혜 안에서, 박창식 & 박선희 드림
<남아공 6월의 기도제목>
1. 남아공 형제자매들이 구원과 창조 속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매일 뵈며, 거룩을 추구하게 하시고, 파편화되지 않으며 공동체의 귀중함을 알고 사랑과 연합으로 자 라게 하소서. 현지인들에게 사역을 인계할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이 잘 갖춰지며, 적절한 리더에게 은혜 가운데 순조로운 인계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2. 박 선교사 부부가 더 많은 기도와 농부의 부지런함(green fingers)으로 섬기게 하 시고, 건강과 집중력, 열심을 더하소서 (요15:1-2, 고전3:6-7)
형제자매들이 복음에 서 뚜렷한 진보를 보이게 성령님께서 친히 관여하여 주옵소서.
3. 성은이가 전역 후 하나님의 뜻 가운데 진로를 잘 분별하고 인도받게 하시고, 상민·다은 부부에게 감사의 열매가 풍성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며, 건강과 임신의 복을 누리게 하옵소서 (창1:28).
<< 가브리엘, 은치카 부부 >>
<< 타방, 아모 부부 >>
<< 가브리엘- 은치키 결혼식에 축하하러 온 일부 이전 멤버들- 결혼식은 홈커밍데이 같다 >>
<< 가브리엘- 은치키 앞에 앉은 데이빗(스텔른보쉬대학교 물리학과 강사)- 캐슬린(의사) 예비 부부는 가브리엘의 follower이다. 6월 14일에 결혼을 한다. 이번에 3대 (타방- 가브리엘- 데이빗)가 2달에 걸쳐 결혼을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