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식, 박선희 선교사 선교편지 <남아공>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께,
이곳의 바람이 너무나 감미롭습니다. 계곡을 지나 산을 휘감고 돌아오는 듯 밤에 창문을 열어 젖히면 달빛과 함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맙고 그윽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한 낮의 뜨거움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나무가 무성하지만 건조하게만 느껴지는 남아공에서 주님의 탁월하심을 더 잘 느끼게 해주는 우리만의 선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끈질기게 기도해주셔서 지난 달에는 바구니 가득한 결실이 있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도둑이 더 이상 오지 않았습니다. 대학교 내에 소강당을 얻어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빅터와 타우가 교제 가운데 다시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삐걱 그리고 있습니다.
비자 문제가 잘 해결이 될 것 같습니다.
흑인들에게 무얼 기대하겠나? 그들에게 어떤 변화를 기대하겠나? 부정적인 견해가 다분히 많지만 그래도 그들 가운데 계신 주님을 인해 저희는 소망을 갖습니다. 입스는 대학원 진학과 함께 바퀴벌레가 가득했던 타운십의 어두웠던 월세방 생활을 마감하고 학교에서 마련해준 메인 캠퍼스 근처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빅터는 법대 4학년인데 학교에서 지난 주에 쫓겨났습니다.
열심히 공부를 했어도 통과가 될까 말까 한 상황에서 세상 가치관이 바뀌지 않아, 돈을 벌겠다고
학교공부도 제쳐두고 5개월 교제와 학교를 떠나 있다가 돌아왔는데 학교 교수위원회에서 더 이상
공부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것입니다.
이웃 UNISA로 옮겨야 하는데 그 학교에서는 프레토리아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의 60%만 인정을 해주기 때문에 적어도 2년 이상 학업을 더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막무가내식 행동이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남아공에서는 대학에 입학을 하지만 단지 20%의 학생만이 졸업을 합니다.
공대의 경우는 15% 정도가 졸업을 한다고 합니다. 정부에서 졸업자수를 늘려 달라고 대학교에 요청을 하지만 교수님들이 응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프레토리아 대학교 본대에서 자기 연구실을 사용하도록 도와주었던 윌리암 교수가 학교에서 쫓겨날 입장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사무실을 닫아둔 채 아무도 열지 못하도록 학교에서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발단은 그 곳에서 추천서를 받아 비자를 받았던 대부분의 콩고 학생들을 비롯한 외국인 학생들과 관련하여, 비자를 발급하는 정부 부처에서 대학교에 강력하게 항의를 한 모양인데, 안 그래도 없애고 싶었던 어학연구실을 이번 기회에 문을 닫을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제 장소를 학교 도서관 중앙 Hall로 옮겼습니다.
금년에 제가 신학대학원 학생으로 학교에 등록을 하였기 때문에 자유롭게 학교를 출입하며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을 인해 감사합니다. 그 쪽에 문이 닫힐 것을 아시고 등록케 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넓은 곳으로 진출하였고(?) 열린 공간에서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고생들이 많으신 줄 압니다. 그러나 주님의 뜻이 있을 것입니다.
기뻐하며 어려울 때 더욱 하나 되어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성취합시다. 감사합니다.
2009년 3월 6일 남아공 박창식, 박선희 선교사 가정 드림
▣ 기도제목
1. 박 선교사 부부와 자녀들이 영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안전하며 신선함이 가득하도록. 형제자매들을 데리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게 해주시도록
2. 온 가족이 속히 영주비자를 받게 되도록.
3. 각 대학별로 갖는 소그룹 모임, 본대의 금요 성경공부, 매 첫 토요일에 갖는 전체 예배, 매 3주 토요일에 갖는 훈련 프로그램이 주님께 전폭적으로 드려져, 복되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모이는 모임이 되도록. 인도자들에게 은혜를 더해 주시도록.